배우 겸 무속인 이건주가 41년 전 프랑스로 입양된 친동생 이건철과 약 2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들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직접 만든 따뜻한 한 끼를 나누며 잊혔던 형제애를 되살렸다.
지난 10일 방송된 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이건주가 프랑스로 향해 태어나자마자 해외 입양된 동생을 찾는 여정을 담았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재회의 의미를 넘어 헤어진 가족이 세월을 딛고 서로를 품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이건주는 동생의 존재를 뒤늦게 알고는 가슴이 미어졌다고 밝혔다. “이건철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뻤지만, 어떻게 보면 버려졌다는 생각에 미안하고 안타까웠다”며 “엄마, 아빠 대신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안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장 14시간의 비행 끝에 동생이 있는 프랑스에 도착했다.
그는 언어 장벽을 넘어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프랑스어로 편지를 쓰고 번역기와 통역사를 준비했다. 그러나 기차역에 내리는 순간 ‘혹시 안 나오면 어쩌지’, ‘나를 보자마자 화내면 어쩌지’라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런 이건주 앞에 이건철이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다. 이건주는 동생을 끌어안고 “보고 싶었어. 미안해”라고 말하며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이에 이건철도 “형이 와줘서 고마워. 거의 20년 만이네. 다시 봐서 좋아”라며 화답했다.
이미 두 사람은 18년 전 한국에서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었다. 이건철이 입양 서류를 들고 한국을 찾았을 때였다. 그러나 문화와 언어의 차이 그리고 오해로 연락이 끊겼다. 이건철은 “형을 다시 만나서 기쁘다. 당시 상황을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어 다행이다”고 전했다.
재회의 감격을 뒤로하고 두 사람은 같은 숙소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건주는 ‘고모가 만든 김치’를 챙겨와 동생을 위한 저녁 식사 준비에 나섰다. 그는 동생에게 “방에서 쉬라”고 했지만 이건철은 “형 옆에 있고 싶다. 또 떨어지면 슬플 것 같다”며 이건주 주위를 맴돌았다. 이건주는 “동생을 많이 외롭게 만들었구나. 나도 외로웠는데”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식탁엔 이건주가 직접 끓인 김치찌개와 닭볶음탕이 올라왔다. 이건철은 “매일 이렇게 먹고 싶다”며 형의 손맛에 감탄했고, 이건주는 동생이 밥을 맛있게 먹는 모습만으로도 기뻤다. 그는 “이게 바로 ‘보는 것만으로 배부르다’는 말이구나 싶었다.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철이 “20년 만의 만남이지만 모든 게 자연스럽고 편안했다”고 하자 이건주 역시 “눈만 봐도 알 것 같고 말하지 않아도 행동이 먼저 나왔다. 지금 이 시간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행복하다”고 했다.
한편, 다음 회차에서는 형제의 숨겨진 가족사가 공개된다. 이건철은 “왜 나만 입양 보냈나, 왜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나”며 묵혀온 질문을 꺼내놓는다. 이에 이건주도 “나도 몰랐지만…”이라며 처음으로 입양의 진실을 입에 올린다. 이건철이 마침내 알게 될 41년 전 그날의 진실이 무엇일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