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 보장되는 보험 상품이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tvN 새 월화드라마 ‘이혼보험’이 이 기상천외한 가정으로 단 2회 만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유쾌한 웃음부터 따뜻한 위로 그리고 설렘을 자아내는 관계 서사까지 풀패키지 재미를 선사하며 기대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혼보험’은 보험회사 내부에 새롭게 꾸려진 TF팀이 세상에 없던 ‘이혼보험’을 기획·출시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 중심에는 독특한 설정을 현실로 끌어내린 연출자 이원석 감독과 작가 이태윤의 신선한 필력이 있다. 첫 드라마 연출에 도전한 이 감독은 영화 ‘극한직업’과 ‘스물’을 통해 입증된 감각적인 코미디 연출력을 이번 작품에도 고스란히 녹여냈다. 이태윤 작가는 대사 하나하나에 개성을 담아 캐릭터들을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
이동욱은 보험 수리 및 위험률 분석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계리사 ‘노기준’ 역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복귀했다. 노기준은 이혼보험 출시를 앞두고 스님이 된 ‘전전처’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괴짜지만 동시에 동료 강한들(이주빈 분)에게 진심을 담은 위로를 건네는 인물이다. 이동욱은 엉뚱함과 따뜻함을 넘나드는 복합적인 감정을 능청스럽게 표현하며 노련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이주빈은 이혼 후 삶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인물 ‘강한들’을 섬세한 감정선으로 연기하며 극에 몰입감을 더했다. 강한들은 TF팀 합류 후 ‘나다운 삶’을 향해 나아가며 점차 자신을 회복해 나간다. 이주빈은 현실적인 대사 처리와 변화하는 감정 흐름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로부터 공감과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두 인물의 관계 변화도 관심을 모은다. 첫 만남이 경찰서에서 시작된 이들은 캠핑카 데이트를 통해 마음의 거리를 좁혀간다. 노기준은 이혼 선배로서 초보 이혼자인 강한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며 두 사람 사이의 감정선을 촘촘히 쌓아나간다. ‘이혼보험’이라는 다소 생경한 주제를 중심에 두고 있지만 인물 간의 정서적 교감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처럼 담백하다.
이광수는 보험 위험률을 검증하는 리스크 서베이어 ‘안전만’ 역으로 분해 진지함과 코믹함을 넘나드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동욱과의 티키타카는 극의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극 중 전나래 역의 이다희와는 ‘극강의 효율’을 보여주는 조합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다희는 금융수학 전문가 ‘전나래’ 역을 맡아 등장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이혼보험 TF팀의 퀀트로 참여한 그는 겉으로는 차갑고 카리스마 넘치지만 내부에는 중국 법인 부사장을 노리는 속내를 숨긴 인물이다. 이다희는 냉철함과 엉뚱함을 동시에 지닌 전나래를 특유의 안정된 연기로 소화하며 극의 무게 중심을 잡았다.
‘이혼보험’ TF팀은 가치관도 성격도 제각각인 인물들이 모여 있다. 그러나 첫 방송에서 이들은 각고의 끝에 보험 조건부 승인을 얻어내며 정식 출시를 향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단순히 웃음만을 유도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나다운 삶’을 위해 이혼을 선택한 사람들의 고민과 회복을 함께 담아내며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제작진은 “3, 4회에서는 TF팀의 협업과 고군분투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노기준과 강한들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다가가는 감정선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tvN 월화드라마 ‘이혼보험’는 독특한 상상력이 현실을 유쾌하게 비틀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혼조차 상품이 되는 시대 그 속에서 다시 사랑과 삶을 시작하려는 이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